From 재단법인 게놈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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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정보학 교육현장, 김상수 교수님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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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에는 유전체학, 생물정보학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 편인데요. 실제 교육현장에서 이쪽 분야에 대해 교육을 하심에 있어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숭실대는 2001년부터 생명정보학과를 학부과정부터 개설하여 교육을 해오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의생명시스템학부로 학과 이름을 변경하였으나, 국내에서 학부과정부터 생명정보학을 교육하는 몇 개 학교 중 하나입니다. 학부 커리큘럼에서는 생명정보학과 관련된 과목이 7개 정도로 타 학교에 비해 많은 과목이 개설되어 있는 편이지만 생물학, 컴퓨터 프로그램, 통계 등 다양한 분야를 학부 2학년부터 접하게 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다소 학문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생명정보학은 다양한 분야의 스펙트럼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자 하지만, 현재 숭실대의 경우 교수진 구성이 50%는 실험생물학 쪽, 50%는 생물정보학으로 비교적 다양한 편이나, 전산학 등과 같은 또 다른 학문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을 실시 하지 못하는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타 학교 혹은 타과의 협력을 통해 좀 더 다양한 교육커리큘럼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며, 2012년 선정된 BIT 인력양성사업 내에서 교육 컨소시엄을 구성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국가적 수준에서 보면, 생물정보학의 경우, 강의나 실습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연구도 많이 진행하기 위해서 실제적으로 데이터를 다뤄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전산 인프라가 학교에서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바이오 분야의 빅데이터, 즉 NGS 데이터를 학생들이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지 않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연구를 위한 인프라뿐 아니라 교육을 위한 인프라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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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홈페이지에서 보면 가르치고 계시는 과목명이 생물정보개론, 유전체학개론, 데이터베이스 설계, 기능유전체학이 있는데요. 간략한 소개와 과목간 연결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 생물정보개론은 1학년 과정에서 생물학을 배우고 온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생물정보학에 대한 내용을 강의하게 됩니다. 실제 데이터를 다루는 실습을 통해 생명정보학 체험을 하고, 데이터베이스(DB)나 전산 프로그램 등의 필요성에 대해 개념적인 이해도를 높이도록 교육을 제공하며, 실제 시험문제도 이런 DB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직접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내고 있습니다.


  • 유전체학개론은 3학년 과정으로 genome project survey하는 것으로 강의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이러스, 곰팡이, 식물, 동물, 인간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왜 그렇게 진행이 되었는지, 또 그 프로젝트로부터 알게 된 과학적 발견은 무엇인지에 대해 배우게 되며, 이를 통해 실제적으로 유전체를 왜 연구하고,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논문들을 보고 해석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시험출제도 논문의 그래프나 표를 주고, 그것이 시사하는 바 혹은 그 의미를 알아내는 방식으로 출제하고 있습니다.


  • 데이터베이스 설계/기능 유전체학은 4학년 과정으로 데이터 마이닝 기법을 배우게 되며, 생물학적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접근방법, 검색방법, 저장방법 등을 가르칩니다. 실제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생물학적 문제를 알아내고, 해결하는 방법을 교육 하고 있습니다.


  학기 말 전, 한달 정도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수행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배워온 것들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하게 됩니다. 실제 가르치다 보면, 생각이상으로 학생들은 창의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학생들은 이를 학부졸업논문에도 활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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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수님은 물리화학을 전공하셨는데요. 생물정보학 분야로 바뀌신 계기가 있나요?


  지금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내 전공 변화에는 어떤 트랜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부 때 우연히 접하게 된 결정구조학 분야를 박사까지 연구했는데, 포스닥을 결정할 시점에 추천 받은 곳이 bio molecular 쪽으로 그곳에서 바이러스 결정구조학 연구를 하면서 바이오 쪽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포스닥을 마칠 즈음, LG 화학에서 단백질 공학을 위한 단백질 구조학 전문가를 찾고 있었고, 귀국 후 입사하였습니다. 당시 신약 개발 타겟은 주로 단백질이었는데, 타겟을 먼저 알아내는 것이 신약 개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만큼,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타겟을 누가 제일 처음 발견했는지가 매우 궁금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생물정보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조사하다가 EST 시퀀싱을 통해 신약 타겟을 찾는 연구 방법론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후 LG에서 생명정보학을 연구, 진행하게 되었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에서의 연구에는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 소속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하면 할 수록 다양한 생물학적 기초도 필요함을 느끼게 되어 좀 더 basic한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현재의 숭실대로 오게 되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자의든 타의든 자연스럽게 생명정보학 분야에서 연구하게 된 것 같은데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 본 자료에서 전 세계적으로 생명정보학을 하는 학자들 중 물리화학전공자가 많다는 것을 본 적이 있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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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근에 생명윤리법이 개정되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 대한 윤리심의가 강화되었는데요. (보안적인 측면 등) 유전정보를 연구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에 대해 연구함에 있어 윤리적인 부분은 당연히 고려해야 하지만, 규제 쪽으로 강해지면 연구의 창의성은 방해를 받게 됩니다. 또한 이를 심의하는 기관의 충분한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그 심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듭니다. 개인 유전정보라는 부분에 대해 비판,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데, 이러한 정보는 보호도 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유전정보를 확인 할 권리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 유전체학 분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규제가 실제적인 의미가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오히려, 현재에는 인터넷 오용으로 인한 폐해가 더 큰데, 10년 20년이 후에나 발생할 유전정보 문제에 대한 현재의 규제는 너무 앞선 우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과거의 패러다임을 갖고 규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단계에서 규제를 통한 걸러짐 보다는 연구자가 주의하여 스스로가 함부로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윤리적 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기술 자체는 잘잘못을 따질 수 없으며, 그 발달 또한 막을 수는 없습니다. 기술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5. 개인 유전정보 시대에 있어 많은 이점들이 거론되는데요.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가장 큰 이점과 또한 가장 큰 위험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 기술 자체는 선악이 없습니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개인 유전정보시대에는 이를 활용하는 산업에 있어 지금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긍정적인 측면의 생산이 생길 수도 있지만, 윤리의식 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기술의 위험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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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교수님은 생물정보학 분야로 회사(LG), 출연연구소(KRIBB), 학교(숭실대학교)와 같은 다양한 성격의 기관을 거치셨는데요. 각 기관별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회사 즉, 영리 기관은 이익 창출이 목표이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는 분야에 대한 투자는 언제든 끊어질 수 있습니다. 회사는 한 분야에 대한 연구 투자를 계속 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연구 테마를 언제든 바꿀 수 있는 준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회사는 제너럴리스트를 요구하는 속성이 강합니다. 해서, 한 분야의 기술적 expert는 5년 정도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business development로 과감히 전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술적인 것과 비즈니스 적인 것을 접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진로 지도 할 때 회사 연구원으로 가려면 젊어서는 열심히 연구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테니, 그때는 과감히 변신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부 출연연구소의 성공적인 룰 모델은 ETRI로 볼 수 있는데, 전전자 교환기 개발을 통해 영리회사가 소화할 수 없는 연구 개발을 진행하여 그 결과물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었는데, 현재는 회사들도 연구 개발을 많이 진행함으로써, 출연연의 역할과 성격이 다소 애매해졌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미래 지향적인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고, 기업이 할 수 없는 태동기 산업, 학교가 하기에는 규모가 큰 선행연구를 진행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출연연은 기업의 초기 연구 개발에 있어 리스크를 맡아주는 역할을 하고, 또한 학생들이 그러한 분야에 취업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교도 기업도 할 수 없는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많은 벤처 회사들이 있고, 그 곳에서 생산된 아이디어를 큰 회사가 비용을 지불하고 가져가는 형태의 고리가 형성되어 있지만, 한국의 경우엔 이런 구조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중간 역할을 출연연이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내 IT 분야는 발전이 되어있어, 취업이 잘되지만, 바이오 분야는 아직 그렇지 않은 만큼, 출연연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세 기관에 대해 구조적으로 살펴 볼 때 회사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조직적으로 움직이지만, 출연연의 경우엔 작은 센터 단위로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즉, 각 센터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센터 내에서 조직구조를 갖고 움직이는 형태입니다. 때문에 과제위주로 움직이게 되어, 과제 책임자가 중심이 됩니다. 학교는 교수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회사와 같은 상사와 부하의 구조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교수는 자영업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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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재, 교육자, IRB 위원,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시는데요. 이런 다양한 범위에 활동하실 수 있는 원동력이나, 이유가 있을까요?


  원동력이라기 보단 교수로서 해야 할 활동 영역이 넓습니다. 교수는 교육, 연구, 봉사로 평가를 받게 되는데, 교육과 연구의 비중은 학교마다 다르게 두지만, 일반적으로는 50%씩 부여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은 봉사활동에 있어 교외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과제 심사 평가, R&D 기획, 논문 리뷰 등 질문지에서 나온 것보다 다른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로운 연구 트랜드를 접하고,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