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재단법인 게놈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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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융합기술과 생물정보학, 서울대학교 천종식 교수님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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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수님은 세균학 및 생물정보학 연구실을 운영하고 계신데요. 간략한 연구실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세균을 중심으로 genomics나 metagenomics 관련된 생물정보학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대학원 공부를 할 때는 생물정보 연구는 작은 규모의 염기서열을 가지고 계통 분석을 하는 것이 주였습니다. Genomics는 그 이후에 나오기는 했지만, 대규모 프로젝트의 형태였고, 지금과 같이 일반화 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저도 많은 DNA 서열 자료를 다루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Genomics와 Metagenomics 분야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생물정보학을 연구하는 다른 연구실과의 차이점은 저는 주로 세균 게놈 데이터를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계통 진화적인 컨셉을 연구에 많이 적용하고 있고, 데이터가 많아지다 보니 스케일이 큰 연구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추가) 같이 연구하는 학생들의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요?

 

  제 연구실은 절반 정도는 생물학을(실험 70%, 컴퓨터 30% 사용)하는 학생이고, 나머지 절반은 전혀 실험을 하지 않고, Computation 방법만 사용하는 학생입니다. 점점 컴퓨터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실험을 조금씩은 경험 해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실험이 나중에는 생물정보학 분야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명과학부에 있다 보니까 전산 전공보다는 생명과학을 전공한 학생이 조금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추가) 생물학이나 생명과학에 특화된 인재를 양성하거나 찾는 데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서울대에는 빠르게 변하는 새로운 교육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협동과정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협동과정은 일반적인 학과보다 필요한 이수과정을 빨리 만들 수 있고, 여러 분야에 걸치는 융복합적, 다학제간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생물정보학 교육은 주로 이 협동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며, 올해부터 제가 학과장(주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협동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컴퓨터공학, 생명과학, 통계학 등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생물정보학이라는 것이 미래의 생물공학이나 의과학 분야에서 아주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저희 협동과정을 비롯해서 대학에서는 너무 소수의 학생만을 사회로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절대적으로 인재 양성 측면에서 부족한 실정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생물정보학이라는 것이 생명과학도 이해해야 되고 전산학이나 통계학도 이해해야 하므로 공부할 것도 많고, 도전적인 분야입니다. 예전에 비해 관심이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사회, 산업적인 수요에 비하면 학생들을 많이 키워내야 하는 요구가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제 생물정보학 전공의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들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 발표하신 신종은 어느 정도 되는지, 새로운 지역에서 신종을 채취하시는데, 생물정보학이 적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분야의 예를 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발표한 신종이 상당히 많을텐데, 정확한 숫자는 세어 본적은 없습니다. 대략 몇 십 종이 될 것입니다. 보통 일반인들은 세균은 죽여야 되는 안 좋은 것으로만 인식하는데,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자연계에서 몇 종 없습니다. 대부분의 세균은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균을 찾기 위해 다니다 보니 남극도 가게 되었는데, 사실 저는 남극에 간 적은 없고 저희 학생들이 샘플링을 하기 위해 갔었습니다. 남극에 가려면 최소 3주정도 시간을 내야 하는데, 저는 그럴 여건이 되지 않아서 가지 못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남극 중에서도 보통 세종기지 쪽으로 많이 샘플링을 가는데, 앞으로는 지금 만들고 있는 대륙기지(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 가서 샘플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추가) 남극 외에도 신종을 발견하기 위해 새로운 지역에서도 미생물을 채취하시나요?

 

  대부분의 경우 외국에 나가서 샘플을 채취하는 것은 생물 다양성 협약이 있어서 불가능합니다. 남극의 경우, 세종기지라는 우리나라 기지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대부분 신종은 새로운 지역에 가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계신데, 다행히도 세균은 연구된 것이 많이 없는 생물입니다. 곤충이 80만 종정도 알려져 있는데, 세균이 겨우 1만종 정도 알려져 있습니다. 큰 동물이나 식물 같은 경우, 관찰만 해도 쉽게 분류가 가능하지만, 세균은 거의 모양이 비슷하고, 실험실에서 배양이 되지 않습니다. 최근 metagenomics를 이용하면 토양 한 숟가락에서 3,000~4,000여 종이 발견되는데,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균의 1% 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종을 찾기 위해 멀리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집 앞 흙에서도 신종이 몇 천 종이 된다는 것인데, 그걸 연구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대부분의 토양 세균들은 배양이 되지 않으며, 연구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3. 교수님은 교내 창업을 통해 ‘천랩’이라는 회사를 세우시고 대표로 있으신데요. 창업을 하게 된 동기가 있으신지요?

 

  회사를 만든 계기는 생물정보학이 많은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고, 환경 문제 해결, 신약개발, 감염 질환 진단 등 많은 분야에 접목하여 사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지만, 실험실에서 이를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로 개발하기에는 많은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생물정보학은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베이스로 사회에 공헌해야 하는데, 학생들과 학교에서 개발하는 수준에서는 학문적인 성취는 가능하지만, 상용화가 너무 더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창업을 하지 않아도 기술이전 등의 방법도 있겠지만, 때로는 연구자가 직접 창업을 해서 연구 개발을 진두 지휘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연구 결과가 사회에 다시 환원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미국이나 선진국에 비해 우리 나라는 교수 창업이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천랩을 통해 바이오 융합 기술의 성공적인 산업화를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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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억에 남는 연구나 특별했던 종이 있는지요?

 

  2009년에 콜레라를 일으키는 비브리오 콜레라 균을 연구했습니다. 26개 정도의 게놈을 비교하여, 새로운 콜레라 변종의 발생 원인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거의 1년에 가까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세균 진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던 연구가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세균을 동정할 때 16S ribosomal RNA를 많이 사용하는 데, 이를 사용함에 있어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비교 분석하는데 생물정보학적인 데이터베이스나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2007년에 제가 직접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논문을 발표를 했습니다. 현재 인용이 1200회 이상 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유사한 데이터베이스를 외국에서 4,000~5,000만원 정도에 판매하였는데, 저는 이것을 무료로 전세계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을 포함해서 전세계적으로 병원 등에서 1만 명 이상의 연구자가 저희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 제가 바라는 사회 공헌의 모습입니다.

 

추가) 생물정보학을 하기 위해서 IT 분야에도 관심이 많으셨나요?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지금까지도 해오고 있는데, 대학에 진학할 즈음엔 컴퓨터 공학 보다는 미생물학에 더 끌렸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계속 컴퓨터를 사용하는 쪽으로 연구방향을 맞춰 왔습니다. 그래서 박사과정도 당시에 컴퓨터를 많이 쓰는 분야였던 세균분류학을 택하였습니다. 제 박사 학위는 절반은 소프트웨어 쪽이고, 절반은 생물학 분야로 작성했습니다. 계속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연구에 활용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고, 이것이 Next Generation Sequencing과 만나면서 비로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생물정보학을 하고 싶어서 했다기 보다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니까 생물정보학을 하게 된 것이지요.

 

추가) 컴퓨터가 좋아서 가셨지만, 계통분류학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비인기과목이지 않나요?

 

  계통분류학은 지금도 고전적인 분야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분야에서 가장 먼저 genomics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접목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서울대학교에서 저는 가장 고전적인 계통분류학도 강의하고, 가장 새로운 기술인 genomics도 강의합니다. 계통분류학이라는 기초를 연구한 것이 나중에 genomics라는 기술을 만났을 때도 다른 연구자와 다른 관점에서 생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과는 차별된 연구를 수행할 수도 있겠습니다. 5. 생물정보학은 최근 대용량 염기서열해독기의 발전에 따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어떠한 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셨는지요? 박사 학위 과정에서도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 보다는 학위과정에서는 거의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였습니다. 첫 논문이 인공지능망을 이용하여 질량분석기의 패턴분석을 하고, 이를 이용해서 세균을 동정한 논문이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입하지 않고, 학생들과 직접 만들어 가면서 연구하는 것이 제 스타일 입니다. 이렇게 하면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이나 분석 방법의 조정이 가능합니다.

 

추가) 개발한 것을 이용하여 국가 과제나 용역을 수행 중이신가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메타지놈 분석을 위한 새로운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농림수산식품기술부의 지원으로 김치나 전통 발효식품의 미생물을 metagenomics를 통해서 카탈로깅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온 국민이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주역이 되는 미생물이 무엇인지, 저희가 개발 중인 웹사이트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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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논문 외에도 책도 집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 천종식교수의 미생물 특강 : 고마운 미생물, 얄미운 미생물 (솔 출판사)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사나 잡지에 인터뷰를 하다 보니까, 출판사에서 부탁이 들어와 미생물을 소개하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중고생부터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미생물을 설명한 책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읽고 있는 것 같고, 비전공자들, 특히 방송을 만드는 프로듀서 들이 참고하고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2005년에 책을 쓰고 난 후에, 나중에 사회적 이슈가 된 것들이 있는데, 광우병이라던지 조류독감 같은 것들이 이 책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전공 서적이 아닌 교양 서적을 쓰는 것은 논문 쓰는 것보다 노력이 10배 이상 들기 때문에, 앞으로는 다시 이런 책을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초등학생 용으로 동화작가와 함께 책(미생물은 힘이 세다, 토토북)이 있습니다. 삽화나 동화가 들어있어서 중국에서도 번역해서 출판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미생물에게 잡혀가는 내용으로 초등학교 2~3학년 학생 정도가 볼 수 있게, 재미있게 구성되었습니다.

 

 

추가) 위원회 등 다른 활동도 하고 계신데 소개 부탁 드립니다.

 

  국제적인 위원회나 학술지 편집위원을 맡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많이 뺏기는 작업이지만, 그런 것을 해야 우리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버기스 매뉴얼 재단 (http://www.bergeys.org/)은 미생물학 분야에서는 바이블 같은 참고 서적을 만드는 유서 깊은 기관인데, 제가 2010년부터 이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국내 세균분류학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생물정보학 분야는 관련 연구자가 너무 적습니다. 획기적으로 생물정보학을 키우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나라 생명과학과 의학 발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추가) 맞춤의학에 생물정보학이 접목되고 있는데, 신약이나 약제 개발에 관련된 연구도 진행하시나요?

 

  저의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 감염의 진단과 관련이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환자에게 감염된 바이러스가 어떤 바이러스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이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많이 하지 않는 새로운 연구 분야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맞춤의학 분야에 연구할 계획입니다.

 

추가) 많은 일들로 바쁘신데 혹시 여가 활동 같은 것은 어떻게 하시나요?

 

  요즘에는 캠핑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바빠도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데, 그런 시간이 줄어들어 아쉽습니다. 대신 학생들과 토론도 많이 하고, 연구원들과도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풉니다.

 

추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우리나라 연구시설이나 여건은 외국의 여느 대학과 비교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일 큰 약점은 영어에 대한 기회가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어에 대해 접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서 트레이닝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학술지에서는 팟캐스트를 만들어 배포하는 데, 학생들이 매주 다운로드 받아서 듣도록 하고 있고, 외국의 좋은 강연도 듣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학술대회에도 자주 나가서, 포스터 발표도 가능하면 많이 하게 합니다. 과학자에게는 연구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구두발표, 논문 등을 통해서 자신의 연구 결과를 현실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논문으로 나오지 않고, 자기 PC에 저장된 연구 결과는 결국 사라지는, 쓸모 없는 낭비가 될 것 입니다.

 

7. 비영리기관이 해줘야 할 역할에 대해 조언해 주실 것은 있으신가요?

 

  게놈연구재단이 어려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나 기업에서 하지 못하는 연구분야나 역할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수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영리목적이라는 것이 있지만, 요즘에는 사회에 공헌하는 부분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여건상 공익성이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학은 큰 덩어리로 힘을 모아 움직이지 못하지만, 풀 뿌리처럼 기초적인 기반을 잘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 사이에서 비영리 기관이 해줘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외국에는 비영리기관이 잘 운영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거의 없는데, 게놈연구재단이 특히 게놈 연구에서는 첫 시도로 알고 있습니다. 게놈연구재단이 한국의 유전체 연구 및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